기분 부전장애(지속적 우울장애)

기분부전장애의 간호과정 적용 사례: 신체 증상과 감정 중재 중심

trueman-news 2025. 7. 8. 21:43

감정과 신체가 연결된 만성 우울의 간호적 이해

기분부전장애(지속적 울장애)는 우울의 강도가 비교적 낮지만 그 지속기간이 길고, 치료가 지연되는 특성 때문에 환자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이 질환은 정신적인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많은 환자들이 반복적인 두통, 만성 피로, 수면장애, 소화불량 등 다양한 신체적 증상을 함께 호소한다. 그러나 이들 증상은 혈액검사나 영상촬영 등 객관적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단순한 스트레스로 오해되기 쉽다. 문제는 이런 신체 증상이 결국 정서적 고립과 자존감 저하로 이어지며 악순환을 만든다는 데 있다.

기분부전장애 간호, 감정 중재

 

간호사는 신체와 정서 모두를 연결해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고 환자를 간호해야 하며, 간호과정은 이 복합적인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조적 도구이다. 본 글에서는 기분부전장애 환자에게서 나타난 신체적 증상과 정서 반응을 중심으로, 실제 간호과정 적용 사례를 분석하고 실질적인 중재 방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례 소개: 반복된 두통과 무기력으로 병원을 전전한 30대 여성

E씨는 36세의 기혼 여성으로, 1년 넘게 지속된 두통, 소화불량, 전신 무기력으로 여러 내과와 신경과를 반복 방문하였으나 명확한 진단을 받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가정의학과에서 스트레스성 신체화 가능성을 지적받은 뒤, 정신건강의학과로 연계되어 기분부전장애 진단을 받게 되었다. 그녀는 진료 초기에 “내가 왜 이렇게 아픈지 모르겠다”, “사람들 앞에서는 괜찮은 척하지만 속은 늘 울고 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E씨는 직장과 가정에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지만, 내면의 피로감은 점점 심해졌고, 자신이 무가치하다고 느끼는 일이 자주 있었다. 간호사는 초기 사정 단계에서 그녀의 신체 증상, 수면 패턴, 정서 상태, 사회적 관계 등을 다각도로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확인된 것은, 신체적 증상은 감정 억제와 자기표현의 부족에서 비롯되었고, 이는 곧 만성 우울감으로 이어졌다는 점이었다. 이에 따라 간호사는 신체-정서 통합형 간호과정을 설계하게 되었다.

 

 

간호과정 단계별 적용: 신체와 감정의 연결을 푸는 중재 전략

E씨에게 적용된 간호과정은 5단계를 모두 포함한다. 사정 단계에서는 대상자의 호소 증상뿐 아니라 비언어적 행동, 말의 속도, 표정, 식사량 변화 등도 포함하여 총체적인 상태를 파악했다. 이를 기반으로 간호사는 다음과 같은 주요 간호진단을 도출하였다.

  • 감정 표현 부족과 관련된 반복적 신체 증상
  • 만성 피로와 관련된 일상생활 활동 저하
  • 자존감 저하와 관련된 무기력감
  • 불안과 관련된 수면장애

계획 단계에서는 감정 언어화를 유도하고, 정서적 부담을 해소하며, 일상기능을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중재로는 ‘감정 일기 쓰기’, ‘매일 신체 상태와 감정 기록하기’,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걷기 운동’, ‘이완 호흡 훈련’, ‘하루에 한 번 스스로 칭찬하기’ 등의 활동이 포함되었다. 수행 단계에서는 매일 아침과 저녁 시간대를 정해 간호사가 대상자와 1:1 면담을 진행했고, 면담 중에는 치료적 침묵과 감정 반영, 개방형 질문이 사용되었다. 대상자가 자신의 증상을 단순히 통증으로만 표현할 때, 간호사는 “그때 어떤 감정이 드셨나요?”라는 질문을 던져 정서로 연결할 수 있도록 도왔다. 평가 단계에서는 신체적 증상이 점차 감소했고, 감정 표현 빈도가 증가했다. 특히 이완호흡 훈련을 시행한 후 대상자는 두통 빈도가 주 4회에서 주 1회로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감정 중재의 실제 효과: 신체증상의 감소와 정서적 회복

E씨의 회복은 간호사의 중재를 통해 서서히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내가 아프다”는 말을 반복하던 대상자가 점차 “나는 요즘 좀 나아지고 있어요”라는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 감정 일기를 통해 자신이 반복해서 분노를 억누른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로 인해 복부 불편감과 수면장애가 심해졌음을 스스로 인지하게 되었다. 간호사는 이 과정을 지지하면서,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였다. 예를 들어, 색칠 치료, 글쓰기, 정서 회화 활동 등은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해소할 수 있는 안전한 방식이었고, 환자에게 거부감이 적었다. 특히 신체화 증상이 두드러졌던 만큼, 감정 중재와 더불어 신체 감각 중심 이완법이 효과적이었다. 환자가 하루 1~2회씩 복식호흡을 시행하면서 “예전보다 머리가 맑아진다”고 말하는 변화를 보였으며, 이는 간호사의 지속적인 관찰과 긍정 피드백이 작용한 결과였다. 간호사는 매일 수행 결과를 기록하고, 작더라도 성취한 부분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대상자의 자기효능감을 높여주었다.

 

 

기분부전장애 간호는 ‘몸과 마음을 동시에 다루는 일’

기분부전장애는 단순한 우울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환자가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능력이 오랜 시간 침묵된 상태이며, 신체가 대신 울부짖는 과정일 수 있다. 이런 특성은 간호사에게 더 섬세한 접근을 요구한다. 단순히 정신적 위로를 건네기보다, 간호사는 신체와 감정의 연결고리를 찾아주는 안내자 역할을 해야 한다. 이번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신체 증상과 감정 중재를 통합적으로 접근하면 환자의 회복 속도와 질이 모두 향상될 수 있다. 특히 감정 표현이 서툰 환자에게는 말보다 비언어적 방법이나 신체 활동을 통한 정서 해소가 더 효과적일 수 있으며, 간호사는 다양한 도구와 창의적 중재를 통해 이러한 회복을 이끌어야 한다. 앞으로 정신간호 현장에서는 신체 증상을 단순한 부차적 요소로 보지 않고, 정서적 문제의 주요 지표로서 해석하는 능력이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이는 간호사가 환자의 삶에 진정으로 개입하고, 변화의 가능성을 함께 여는 전문적 역할임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