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부전장애(지속적 우울장애)

아동의 기분부전장애(지속적 우울장애)와 학업 성취도의 관계

trueman-news 2025. 7. 10. 04:31

무기력한 아이는 공부를 못하는 걸까, 마음이 아픈 걸까?

학교에서 무기력하게 앉아 있는 아이를 보고 교사는 ‘의욕이 없다’고 판단하고, 부모는 ‘공부를 안 한다’며 다그치기 쉽다. 하지만 아이가 정말로 공부를 하기 싫어서 행동하는 걸까? 혹시 아이는 지금 자신도 알 수 없는 감정의 늪에 빠져있는 것은 아닐까? 기분부전장애(지속적 우울장애)는 아동기부터 시작될 수 있는 정서장애로, 의욕 저하와 만성적인 우울감이 특징이며, 학업 성취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많은 경우, 아이의 성적 저하나 집중력 결핍은 단순한 게으름이나 태만이 아닌 정서적 문제에서 기인한 결과일 수 있다. 특히 기분부전장애는 증상이 경미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아, 아이는 오랫동안 방치되며 학업에서도 계속해서 뒤처지게 되는 악순환을 겪는다.

아동의 기분부전장애(지속적 우울장애)와 성취도의 관련

 

이 글에서는 기분부전장애가 아동의 학습 능력과 성취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부모와 교사가 어떤 방식으로 이를 인식하고 개입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아이의 성적 뒤에는 감춰진 정서적 고통이 있을 수 있으며, 우리는 그 고통에 먼저 귀 기울여야 한다.

 

 

기분부전장애의 핵심 증상과 학업 능력 저하의 연결고리

기분부전장애(Persistent Depressive Disorder)는 단순히 우울한 기분을 넘어서, 장기간 지속되는 정서적 저하 상태를 의미한다. 아동의 경우, 이 장애는 1년 이상 거의 매일 무기력하거나 짜증을 내는 증상으로 나타나며, 특히 학업과 관련된 능력 저하를 유발하는 핵심적인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첫째, 기분부전장애는 집중력 저하와 기억력 손상을 유발한다. 뇌가 지속적으로 낮은 에너지 상태에 놓이기 때문에, 아이는 수업 내용을 이해하거나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둘째, 동기 부족은 과제 수행 의지를 떨어뜨린다. 숙제를 시작하지 않거나, 시험 공부를 계속 미루게 되며, 결국 과제 누락과 낮은 시험 점수로 이어진다. 셋째, 낮은 자존감도 중요한 문제다. 아이는 "나는 원래 못해", "공부해도 소용없어"라는 식의 인식으로 인해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러한 증상은 눈에 띄게 급격하지 않고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부모와 교사가 이를 단순한 나태함이나 성격 문제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실제로 기분부전장애를 겪는 아동은 내부적으로 매우 큰 심리적 피로와 절망감을 안고 있다. 이들이 보여주는 행동은 그저 ‘게으름’이 아니라, 정신적 에너지가 소진된 상태에서 나오는 방어적 표현인 경우가 많다. 학업 능력의 저하가 우울감으로 이어지고, 다시 우울감이 성적 부진을 강화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면, 이는 반드시 개입이 필요한 심리적 위기 상태다.

 

 

실제 사례에서 보는 기분부전장애 아동의 학습 행동 변화

다음은 실제 교육현장에서 관찰된 기분부전장애 아동의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한 예시다. 초등학교 5학년인 B양은 이전까지 평균 이상의 성적을 유지하던 학생이었다. 그러나 2학기부터 수업 중 멍한 표정이 자주 관찰되었고, 과제 제출이 점점 줄어들었으며, 시험에서도 빈칸이 많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담임교사는 ‘주의력이 부족한 것 같다’며 부모에게 상담을 권유했고, 부모는 처음에는 단순한 산만함이나 게으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B양은 “공부를 하고 싶어도 몸이 너무 피곤해요”, “선생님이 말해도 잘 안 들려요”, “친구랑 이야기하기도 귀찮아요”라는 말을 했다. 전문 심리검사를 받은 결과, B양은 기분부전장애 초기 단계로 진단되었으며, 낮은 자존감과 반복적인 무기력, 식욕 저하, 수면 과다 등 정서적 이상 징후를 동반하고 있었다. 이후 B양은 인지행동치료(CBT)와 가족상담을 병행하면서, 서서히 수업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고, 작은 성취를 통해 자존감을 회복해 나갔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성적 하락은 단지 학습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고통의 결과일 수 있다. 또한 기분부전장애 아동은 교실 환경에서 혼자 있는 것을 선호하거나, 친구와의 상호작용을 기피하는 경향도 보인다. 이는 학습 참여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발표나 조별 활동을 회피하고, 질문을 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등의 반응은 우울 상태에서 흔히 나타나는 사회적 위축 행동이다. 교사는 이러한 행동을 문제행동으로 단정 짓기보다는, 그 뒤에 있는 정서적 원인을 고려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분부전장애 아동의 학습 지원 전략: 부모와 교사의 역할

기분부전장애를 겪고 있는 아동을 학업적으로 도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서적 안정과 학습 환경의 구조화이다. 우선, 부모는 아이의 성적에 대한 지나친 기대나 비판을 줄이고, 아이의 감정 상태를 먼저 인정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예를 들어 “성적이 왜 이래?”보다는 “공부하면서 요즘 많이 힘들었구나”라는 말이 아이의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다.

둘째, 교사는 학습 목표를 세분화하여 아이가 작은 성취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예를 들어 과제를 한 번에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단락별로 나누어 진행하거나, 과제량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또한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칭찬과 피드백을 구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셋째, 정기적인 심리 상담과 학습 코칭의 병행도 권장된다. 기분부전장애는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라 인지 기능, 동기, 자아개념 전체에 영향을 주는 질환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개입이 꼭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교사와 부모는 긴밀한 협업을 통해 아이의 행동 변화, 감정 기복, 학습 태도 등을 정기적으로 공유하고 맞춤형 학습 지원 계획을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나는 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갖지 않도록 긍정적인 자아 정체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일이다. 기분부전장애 아동에게는 성적보다 먼저 ‘회복된 감정’이 필요하다. 감정이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학업에 대한 동기도 살아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적표가 아니라 아이의 표정과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기분부전장애는 아동의 정서뿐 아니라 학업 성취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건강 장애다.
집중력 저하, 무기력, 낮은 자존감 등은 학습 능력을 서서히 무너뜨리고, 성적 부진은 다시 아이의 우울감을 강화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부모와 교사가 먼저 아이의 정서 상태를 인식하고, 비난이 아닌 공감, 강요가 아닌 격려로 접근해야 한다. 감정을 회복한 아이는 비로소 공부할 에너지를 되찾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이의 성적보다 먼저, 마음속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